위치추적도, 흉기대응도 허술…불신 받는 경찰

2021-11-22 2



보신 것 처럼 강력사건에서 보여준 경찰의 어처구니 없는 대처에 국민적 공분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회부 구자준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구자준 기자,

Q1. 방금 전 리포트에서도 봤지만, 일반인이 쓰는 휴대전화 위치추적보다 경찰 위치추적 정확도가 왜 정확하지 못한것이죠?

민간 이동통신사가 사용하는 위치추적 기술이 112 신고시스템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치 신호는 기지국 신호, GPS 위성 신호, 무선인터넷 신호 이렇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각기 정확도와 추적 성공률이 다른데요.

이 세 가지 신호를 동시에 활용해서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게 복합측위기술이란 겁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 기술을 도입하라는 지적이 나왔고 경찰청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창룡 / 경찰청장 (지난달 5일)]
"복합측위방식이 지금은 비표준이지만 경찰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취재해보니까요. 이 기술이 경찰이 지급하는 스마트워치에 탑재돼 있었습니다.

스마트워치에는 신변보호 대상자의 위치를 복합측위방식으로 찾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기술이 있어도 112 신고시스템과는 연동이 안되고 있었던 겁니다.

Q2. 기술을 조금만 빨리 활용했어도 이번 스토킹 사건은 막을 수 있는 피해였던 것이네요. 이런 사건 막으라고 도입한 기술일텐데요?

네. 스마트워치가 도입된 건 2015년인데요.

그 이후 부산에서 신변보호 대상자가 스마트워치로 위급상황을 신고했지만 경찰이 엉뚱한 곳으로 출동해 결국 숨졌습니다.

이번 사건과 판박이인데요.

부산 사건을 겪고 4년이나 지났는데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막지 못했던 겁니다.

경찰이 최근 새로운 위치추적 기술을 시범운영 중이라고 밝혔는데 사실 이건 기존에 탑재된 기술을 112 시스템에 연동시키겠다는 말입니다.

연동하는데만 9천4백만 원이 들었습니다.

Q3. 네 그러면 이번 사건 같은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인가요?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은 정확도가 높은 위성 신호와 무선인터넷 신호가 잘 잡히도록 하는 것이거든요.

따라서 통신사들과의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또 이번에 경찰이 새로 도입한다는 시스템은 신변보호 대상자에 한정되는데요,

정확한 위치추적기술이 전 국민에 적용하기 위해 정부는 통신사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Q4. 기술 탓만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인천 흉기 난동 사건도 피해자가 있는 현장에서 벗어난 경찰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하는 마음이 컸는데, 원래 경찰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그림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경찰의 물리적 대응은 5단계로 나뉘는데요,

상대가 폭력적으로 공격해 올 때는 경찰봉이나 테이저 건을 사용할 수 있고 이번 인천 흉기난동처럼 흉기를 든 상황에서는 실탄 사격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각각 테이저건과 권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때 활용하지 않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매뉴얼이 있어도 이번 사건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게 현장 경찰관들의 이야기입니다.

과잉진압이라는 지적을 받을까 봐 위축되기도 하고, 테이저 건이나 권총은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숙달되지 않아서 자신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Q5. 물론 공포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런 현장 상황에 대해 교육이나 훈련을 하지 않습니까?

처음 경찰 시험에 합격하면 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이때 실탄사격이나 테이저 건 사용법도 배우는데요.

문제는 임용 뒤에 훈련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1년에 두번 사격 평가가 있지만 미리 연습할 장소나 시간은 주어지지 않아서 자비를 들여 사설 사격장에서 연습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6.경찰에 대한 실망이 큰데 앞으로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겠답니까?

문재인 정부는 수사권 조정을 통해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등 경찰의 권한과 위상을 대폭 높여줬는데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전례 없는 수위로 경찰을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남경 여경의 문제가 아닌 현장 출동한 경찰의 기본 자세의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경찰은 현장 대응력 강화 TF를 꾸려 경찰 교육과 훈련 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네. 구자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