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해로 신변 보호 받던 여성이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었는데 내막을 들여다보니 경찰 대응이 미숙했습니다.
긴급할 때 도움을 청하는 스마트워치, 이 여성은 두 번이나 눌렀지만 경찰이 1차 출동한 곳은 엉뚱한 장소였습니다.
이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승합차에서 내린 형사들이 골목길로 들어섭니다.
잠시 뒤 구급차와 순찰차가 잇따라 도착합니다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이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어제 오전 11시 36분.
[최초 신고자]
"지하 3층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와서 3층 내린 상태에서 그 상황을 본 거죠. 사람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거예요."
여성은 얼굴과 목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숨진 여성은 경찰이 관리하는 신변보호 대상자였습니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서 협박을 받았다며 지난 7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여성에게 위치발신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습니다.
법원도 전 남자친구 김모 씨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를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전 여성이 주거지인 오피스텔을 나서려는 순간, 집 앞에서 기다리던 김 씨가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여성은 오전 11시 29분 스마트워치로 경찰을 긴급 호출했지만, 경찰이 1차 출동한 장소는 여성 집에서 500미터나 떨어진 명동 거리였습니다.
11시 33분 두번째로 긴급호출을 하자, 경찰은 8분 만에 여성 집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흉기를 휘두른 김 씨는 달아난 뒤였습니다.
경찰은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신고자 위치정보 오차값이 최대 2km에 이른다"며 1차 출동 당시 여성 집으로 바로 출동 못한 이유를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1차 출동 경찰관이 여성과 통화를 시도했거나 피해자 집을 확인했다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범행 직후 달아난 김 씨는 오늘 낮 대구의 숙박업소에서 검거됐습니다.
[김모 씨 / 피의자]
"(왜 전 여자친구 살인하셨죠?)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씀 없으십니까?) 죄송합니다."
경찰은 남성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강철규
영상편집 : 차태윤
이솔 기자 2so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