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독재자 2세들의 권력욕…마르코스·카다피 아들 대선에
[앵커]
한때 악명을 떨치다 사망한 독재자들의 아들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축출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지도자의 아들과 필리핀의 또 다른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권력을 향한 DNA는 못 속이는 걸까요.
한상용 기자입니다.
[기자]
수염을 기르고 리비아 전통 복장을 한 남성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나타나 서류에 사인을 합니다.
42년간 철권을 휘두르다 10년 전 '아랍의 봄' 때 축출돼 사망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둘째 아들 사이프입니다.
다음 달 24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후보 등록을 한 그는 이슬람 경전 쿠란을 인용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신은 우리와 우리 국민 사이에 진실을 주시고 존귀한 사람을 택하리라. 신은 불신자들이 싫어할지라도 결정을 내리리라."
한때 카다피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사이프는 아랍의 봄 당시 시위대를 유혈진압 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아버지는 반군에 사살됐고 사이프도 도피 중 붙잡혀 사형선고까지 받았습니다.
나중에 6년으로 감형돼 풀려나긴 했지만, 국제형사재판소 ICC가 반인도 범죄 혐의로 그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사이프의 대권 도전 소식에 일부 지역에서 대선 보이콧 움직임이 일면서 리비아 대선이 혼란 양상으로 치달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내년 5월 치러질 대선에 21년간 독재자로 군림한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출마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6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로 유력 대권주자입니다.
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은 부통령으로 출마할 예정입니다.
이 조합이 성사돼 대선 때까지 유지된다면 마르코스 주니어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연합뉴스 한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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