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나 질병 등으로 중추신경계가 손상된 환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실제로 다시 걷기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미국 대학에서 척수마비 쥐에 신경재생 물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다시 걷게 하는 데 성공해 앞으로 이뤄질 임상시험 결과가 주목됩니다.
이광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다리를 끌면서 몸통을 힘겹게 움직이는 척수마비 쥐입니다.
이 쥐에게 신경재생을 촉진하는 물질을 주입하고 한 달쯤 지나자 활발하게 다시 걷습니다.
소금물을 몸에 넣은 쥐들은 여전히 다리를 움직이지 못한 반면에 신경재생 물질이 들어간 쥐들은 확연히 걷는 능력을 회복했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새뮤얼 스터프 교수 연구진이 새 물질을 개발해 마비된 척수 주변에 주입한 결과입니다.
춤추듯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고분자 물질은 신경 세포에서 뻗어 나온 긴 돌기인 '축삭'의 재생을 도와 끊어진 신경신호를 되살리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새뮤얼 스터프 /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 만약 초분자섬유 속에서 분자들이 춤을 추거나 여기서 벗어나 도약한다면 (신경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우리는 이를 유례가 없는 새로운 개념으로 인식합니다.]
올해 초 독일 연구진이 하반신 마비 쥐를 다시 걷게 한 치료법은 뇌에 단백질을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따라서 척수 주변에 바로 물질을 주입하는 이번 방식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경재생 물질은 체내에 남지 않고 다른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새뮤얼 스터프 /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 우리는 식품의약국에 임상시험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사용하도록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환자에게 큰 차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번 실험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로 다시 걷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척수마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YTN 이광엽입니다.
YTN 이광엽 (kyup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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