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수십 대를 바꿔 타면서 다른 사람 명의까지 도용해 백 건이 넘는 자동차 보험사기를 벌인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일당은 보험사 사고 접수 과정이나 병원 진료 과정에 본인 확인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좌회전으로 교차로를 빠져나온 검은색 승용차가 오른쪽 차선으로 살짝 넘어갑니다.
옆 차선에서 뒤따르던 회색 승용차가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회색 승용차는 충분히 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속도를 올려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겼습니다.
20대 A 씨 등은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다가 차선을 살짝 넘은 경우를 노려 그대로 들이받는 수법 등으로 전국을 돌며 117차례 보험사기를 벌였습니다.
[사고 피해자 : 솔직히 저희는 그렇게 특별히 저희 과실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그랬는데 나중에 결과적으로 우리 잘못이라고 하니까….]
잦은 사고로 보험사기를 의심받을까 봐 일당은 SNS로 동승자나 명의자 대여자를 찾았고 범행 차량도 수시로 바꿨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는 한의원 등에 다른 사람 명의로 접수해 진료 기록을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문홍국 / 부산경찰청 교통사고조사계장 : 치료받은 한의원 CCTV를 확인한 결과 실제 접수한 사람과 (접수한 명의가) 다른 것을 확인하고 영상을 통해 추적하고 공범들 진술을 통해서 주범을 특정해 검거했습니다.]
작정하고 나선 보험사기이지만, 실상의 허점도 있었습니다.
사고 접수 과정에 보험사가 운전자나 동승자 명의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고 병원이나 의원도 마찬가지여서 명의를 쉽게 도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18살에서 24살인 청년들은 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보험사기에 나섰고 모두 5억 원가량을 보험사에서 타내 한 번에 천만 원이 넘는 술값이나 도박 등으로 탕진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 씨 등 주범 4명을 구속하고 가담자와 명의 대여자 등 6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YTN 김종호 (ho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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