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리무진·편법승계…사주·일가 30명 세무조사
[앵커]
지난해 초 코로나 사태 시작 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어려웠지만 '비대면'을 내세운 정보통신업 등은 오히려 호황을 누렸죠.
이렇게 번 회삿돈을 사적으로 빼돌리거나 경영권을 자녀에게 부당 승계하려 한 대기업과 사주 일가가 세무조사 철퇴를 맞게 됐습니다.
조성미 기자입니다.
[기자]
대기업 사주 A씨는 코로나 사태로 반사이익을 누린 계열사에서 연 수십억 원대 급여와 수백억 원대 퇴직금을 받았습니다.
동종업계 대표급 급여가 연 5억~6억 원대임을 고려하면 분명 많은 액수입니다.
A씨는 계열사가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호화 리조트를 개인 별장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제조 대기업 사주 B씨는 회삿돈으로 수십억 원대 미술품을 사서 빼돌리는가 하면, 장남에겐 고급 승용차를 뽑아 줬는데 수십억 원대 차량 유지비는 고스란히 회사 몫이었습니다.
이들처럼 코로나 시국에서 회사가 번 돈을 제 돈인 양 마구 써댄 대기업, 중견기업 사주와 일가 30명이 세무조사를 받습니다.
병원장 자녀가 차린 회사를 거래 과정에 끼워 넣는 일명 '통행세' 방식으로 병원장에게 리베이트를 준 약품 도매상도 있고, 수도권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뛰면서 상위 20% 가격이 정부의 '대출 금지선'인 15억 원 선도 돌파했습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5억307만 원으로, 관련 통계 공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은 2019년 8월 평균 10억 원을 넘은 뒤 지난해 2월 11억 원, 올해 1월 13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15억 원 선도 넘었습니다.
이 가격은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7억2,133만 원의 2.1배에 해당합니다.
자녀에게 공시 의무 없는 유한회사를 차려준 뒤,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 가치를 높여 경영권 승계를 시도한 사주 9명도 적발됐습니다.
"조사대상 업체 사주 자녀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재산이 약 39% 증가하였으며, 이들은 10대에 부모 찬스를 통해 법인 주식과 종잣돈을 증여받고, 20대에는 일감 몰아주기와 사업 기회 제공으로 주식 가치가 급증했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이 가진 재산 중엔 84억 원 상당 서울 이태원 주택, 시가 26억 원의 콘도 회원권, 7억 원 짜리 독일산 리무진 등이 있었습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세금 없는 부의 이전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조성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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