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프랑스 주교들…미성년자 성학대 참회
[앵커]
얼마 전 프랑스 가톨릭교회가 70년간 프랑스 교계에서 은폐해 온 미성년자 성 학대 사건의 피해자가 33만 명에 달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가톨릭이, 이 사건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성당 앞 계단에 한 사제가 무릎을 꿇습니다.
프랑스 가톨릭이 지난 70년 동안 벌어진 미성년자 성 학대 파문에 "제도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우리가 감히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하느님, 우리를 용서하시고 마음을 고쳐주시고 다시 일으켜주십시오. 상처 입은 사람들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소서."
주교 120명은 피해자 중 한 명이 만든 작품을 바라보며 사죄의 뜻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얼굴 조각을 촬영한 사진을 걸어놓은 것으로, 프랑스 가톨릭 주교회의 측은 폭력을 기억하는 최초의 시각적인 증거로 남기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 학대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는 피해자들의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제게 일어난 일을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말하는 데 40년이 걸렸어요. 제 주변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 아이들, 친구들, 손주들도 있고 심리치료사라는, 사랑하는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 그러니까 외로움의 한 형태로 살아왔어요."
프랑스 가톨릭은 가톨릭 내 미성년자 성 학대 범죄가 발생한 데는 성직자 등의 개인 일탈이 아닌 교계 조직 내 체계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가톨릭 내 관행이 이런 일이 보고되거나 이로 인해 처벌받는 걸 막아왔다는 겁니다.
지난 달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는 프랑스 교계에서 1950년부터 70년간 33만 명에 달하는 미성년자가 성 학대를 당했으며, 가톨릭 당국은 이를 은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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