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내부자 도덕적 해이…LH사태 판박이
[앵커]
지인과 가족을 동원한 쪼개기 지분 투자, 농지를 매개로 한몫 챙기려는 투기심리까지, 앞서 보신 농협 직원들의 일탈은 올 초 LH 사태의 복사판이었습니다.
내부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과거 LH 사태와 비교해 진단해보겠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도 맞닿아 있지 않은 맹지에 용버들 나무가 빼곡합니다.
다른 땅에는 보상비 책정도 안 돼 부르는 게 값인 에메랄드그린 묘목이 한 뼘 걸러 한 그루씩 심어져 있습니다.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들인 시흥·광명 신도시 개발 예정지입니다.
"여기 토지는 모두 농지입니다. 전답으로 지정이 돼 있는데요. 농지에 있어서는 농사를 지어야만 토지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농사는 짓지 않았습니다.
지인과 가족 명의까지 도용해 쪼개기 지분 투자로 땅을 샀고, 돈은 인근 농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해 저리로 대출을 받아 마련했습니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농협 직원들의 수법은 LH 때의 복사판입니다.
농사를 지을 의사도 없었고, 실제 경작도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51명 중에는 농협 직원의 가족과 지인 이름도 여럿 포함됐는데, 역시나 쪼개기 방식이 동원됐습니다.
직장에서 익힌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내부자들의 일탈이라는 점, 땅을 매개로 금전적 이득을 노렸다는 점 역시 LH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입니다.
농협 직원들이 어떤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 투기성이 있는지는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질 문제입니다.
LH 사태 불과 9개월 만에 터져 나온 판박이 농지 비리 사건에 내부자에 의한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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