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멈출라…‘요소수 대란’ 대책 없이 사재기 단속만

2021-11-04 10



뉴스A 동정민입니다.

그러잖아도 기름값이 올라서 부담이 큰데, 이번엔 요소수 대란입니다.

요소수가 생소한 분들도 계실텐데요.

2015년부터 생산된 경유차에는 매연 감소 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는데 여기에 꼭 요소수가 필요합니다.

없으면 시동이 걸리질 않습니다.

국내에서 쓰는 요소수의 97%를 중국에서 수입하는데요. 이번에 중국이 수출규제에 나서자 동이 나버린 거죠.

이러다 승용차 뿐 아니라 화물차, 농기계, 심지어 소방차와 구급차도 멈추게 생겼습니다.

물류 마비, 응급 대란이 우려되는데, 정부는 매점매석을 단속하겠다고만 외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황수현 기자가 먼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0리터짜리 요소수 25박스가 소방서 한쪽에 쌓여있습니다.

[박득수 / 서울 강남소방서 소방관]
"한 달에 소비하는 요소수가 한 10통 정도씩 되기 때문에 올해 11월, 12월 두 달 정도 물량은 저희가 가지고 있긴 합니다."

소방 당국은 전국 주력 소방차량 6천700여 대 가운데 80% 넘게 요소수를 쓰고 있는데, 최소 석 달 쓸 물량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출동이 많은 겨울철인 만큼 현장에선 자칫 요소수가 부족해 발목 잡힐까 걱정입니다.

[신진선 / 서울 강남소방서 소방관]
"출동 차량이기 때문에 출동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서 많이 나갈 때는 많이 나가고 적게 나갈 때는 적게 나가니까…"

결국, 소방청은 전국 소방본부와 일주일 단위로 요소수 사용 현황을 공유키로 했고 현장에서도 차량 공회전을 줄이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승용차 200만 대, 화물차 200만 대 등 모두 400만 대의 경유차에 요소수가 필요한데, 정부는 요소수 시장 재고가 다음달 말부터는 서서히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품질이 떨어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자칫 차량이 망가질 수 있는데다 환경 오염 문제도 있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뾰족한 수가 없는 가운데 정부가 꺼낸 카드는 사재기 단속뿐입니다.

[이억원 / 기획재정부 1차관]
"폭리를 취할 목적으로 요소수를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합동 단속반도 가동하여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습니다."

중국이 아닌 러시아 등 다른 나라서 수입도 추진 중인데 빨라야 내년 초에나 들여올 수 있어 당분간 요소수 대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채널A 뉴스 황수현입니다.

영상취재: 조승현
영상편집: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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