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0년 차를 맞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선대 지도자들의 초상화를 내리고 김일성 주석을 의미하던 '수령' 호칭까지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시장 속 무기들 뒤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독사진부터 군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지만 선대 지도자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 제7차 당 대회의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자리를 올해는 북한 노동당의 상징이 대신했습니다.
'수령'이라는 호칭도 등장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지난 22일 논설에서 김정은을 지칭하는 단어로 '수령'을 세 번 썼습니다.
북한에서 '수령'은 김일성 주석만을 의미해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후에야 '선대 수령' 호칭을 받았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은이 살아 있는 이런 상황에서 수령을 쓴다는 것은 완전히 김일성을 대체해서 간다라는 의미가 되거든요.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는 거죠."
집권 초기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하게 하는 외모를 강조해 그 권위에 기대왔지만, 올해 제8차 당 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덕철 / 통일부 부대변인]
"당규약 개정을 통해 수반으로 지칭하면서 사실상 선대 수준의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였습니다."
선대와 차별화하는 통치 사상을 강화, 확산하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병기 / 더불어민주당 의원(어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주의' 용어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 사상 체계 정립도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은주의'가 공식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집권 10년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 체계는 한층 더 공고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방성재
권갑구 기자 n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