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5일, 포항을 비롯해 전국을 덮친 지진으로 집이 부서진 주민들은 4년 동안을 체육관에서 이재민으로 살았습니다.
한때 많게는 천 명 넘는 피해자들이 지루하고 답답한 대피 생활을 해온 흥해 체육관, 임시 대피소가 이제야 정리됐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분홍색 텐트.
지진 피해 이재민들의 체온과 사생활을 지켜준 소중한 보호막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하나둘 나서 텐트를 접고, 이부자리나 바닥 매트까지 정리합니다.
지난 2017년 11월 이후 4년 가까이 이재민들의 보금자리였던 체육관이 순식간에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 힘겹게 체육관 삶을 이어온 이재민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이순오 / 지진 피해 이재민 : 나는요. 여기 대피소 여기만 들어오면 눈물이 나고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고….]
피해 주민이 최대 천180명까지 생활했던 임시 대피소에 끝까지 남았던 주민은 10여 명.
부서지고 갈라진 아파트에 살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체육관에 남았습니다.
새로운 집을 구하고 싶지만, 재난안전법 기준으로는 제대로 된 보상이나 지원을 받지 못해 체육관밖에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남중호 / 지진 피해 이재민 : 태풍이 불어서 체육관에서 내려오니까 옆방에 물이 한강이 됐더라고요. 태풍이 불고 바람이 치면 (빗물이) 다 들어와 버린다니까….]
피해 주민들이 물러서게 된 건 총리실 산하 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다시 한번 심층 조사를 한 결과입니다.
심의위가 지진특별법 기준에 따라 '수리 불가' 판정을 내리면서 피해 구제 지원금 대상이 됐습니다.
[이강덕 / 경북 포항시장 : 피해 입은 주거지가 새롭게 재건축되거나 재개발되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거주할 수 있는 안전한 거주지를 찾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해 갈 것입니다.]
대피소 생활은 4년여 만에 끝났지만, 아직 주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주민과 협의를 지속하며 재건축 등 방안을 찾아 나갈 예정입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YTN 이윤재 (lyj10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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