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지식인들, 문 정부 잘못엔 침묵…야당 문제는 벌떼처럼 일어나 비판”

2021-10-11 257

“진보의 위선을 드러낸 조국 사태는 내 영혼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의로운 친구와 동지로만 알았던 이들의 추악한 민낯을 보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다. 내게는 세계가 무너지는 충격이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낸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의 서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 당시 비판의 선봉에 섰던 진 전 교수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가장 비판적인 지식인으로 꼽힌다. 2019년 조국 사태를 계기로 칼끝의 방향을 거꾸로 잡게 됐다. ‘모두까기’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같은 편이어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사회에 미친 여파가 컸다. 진 전 교수 자신도 “패닉 상태까지 갔다”고 말할 정도로 그간 함께 걸어온 동료나 지지층과 결별도 쉽지만은 않았다.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는 그동안 언론에 기고했던 칼럼 등을 묶은 책이다. 상당수 내용이 문 정부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진보 진영에 대한 비판과 쓴소리로 채워져 있다.
 
동지들의 추악한 민낯을 봤다고 했다. “조국 사태 전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세력이 상대적으로 진보이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586들이 기성세대가 되고 새로운 기득권층이 되면서 과거에 비판했던 대상과 똑같은 권력자가 되어 있더라. 비유하자면 나는 피터팬이 되어서 네버랜드를 구하기 위해 후크선장을 물리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후크 선장이 쓰러지고 보니까 웬디는 사모펀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집에서 운동가요 들으며 펑펑 울고, 강연하다가도 울컥했다. 내가 그동안 살고 있던 세계가 무너지니 참 힘들더라.”  
함께 싸우면서 그것을 몰랐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 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시민단체...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4013?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