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할부금을 갚으려고 여자친구를 살해해 보험금을 타내려 한 만 19세 보험설계사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귀게 된 지 50일 기념 여행을 떠나자며 깜깜한 밤길로 유인했고 고교 동창생들까지 끌어들였습니다.
공국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슬리퍼를 신은 여성이 홀로 밤길을 걷고 있습니다.
얼마 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여성, 맨발로 비틀거립니다.
잠시 후 경광등을 켠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여성이 남자친구 박모 씨와 함께 펜션을 찾은 건 그제 저녁 8시쯤.
박 씨는 사귄 지 50일이 된 기념으로 여행을 제안했습니다.
[공국진 기자]
"남성은 이곳 근처에 선물을 숨겨놨다며 깜깜한 밤길을 여자친구 혼자 가도록 유인했습니다."
하지만 선물을 숨겨놨다는 장소엔 일면식도 없는 A 씨가 있었고, A 씨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여성은 흉기에 수차례 찔린 상태에서 가까스로 도망쳤고, 비명을 들은 주변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펜션 관계자]
"(피해 여성이) 일단 살려달라 그러셨고요. (오후) 8시쯤 오셨고, 저희도 놀랐습니다."
사건의 반전은 경찰 수색에서 드러났습니다.
박 씨가 여성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구급차에 함께 타고 떠났을 때, 박 씨의 차량 트렁크에 숨어있던 A 씨가 발각된 겁니다.
이들은 고교 동창 사이로 여성의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험설계사인 박 씨는 지난 5월 온라인 채팅으로 여성에게 접근한 뒤, 석달 뒤 여성이 숨지면 박 씨가 5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박 씨가 이벤트라고 속여 인적이 없는 곳으로 유인하면 A 씨가 살해하고, 또다른 동창 B 씨가 도주를 돕는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박 씨와 A 씨는 만 19살, B 씨는 20살로, 범행 직전 흥분하지 말자며 진정제까지 먹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외제차 할부금도 변제해야 하고, 생활비도 부족하고 그랬던 모양이에요. 5월부터 치밀하게 모의했던 것 같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박 씨는 독일제, A 씨는 일제 중형 세단을 구입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3명에 대해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이재근
공국진 기자 kh2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