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두 달 가까이 중단됐던 여권 업무가 재개되자 수백 명의 아프간인들이 여권 사무소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캐나다 등 서방세계 정부를 돕다가 제때 탈출하지 못했던 아프간인들까지 출국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보도에 채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수백 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여권 사무소로 몰려들었습니다.
여권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사무소 직원에게 건네려는 모습이 절실합니다.
지난 8월 미군 철수 후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카불 공항의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입니다.
이미 서류를 신청한 사람들부터 업무가 시작될 것이라는 사전 공지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습니다.
첫 날 여권 서류 접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마히르 라술리 / 아프간 카불 시민 :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우리가 올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답을 주는 직원도 없습니다. 혼란스럽습니다.]
대부분 최악의 경제 상황을 벗어나고자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들입니다.
UN의 집계를 보면 빈곤과 굶주림으로 최근 몇 달 동안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아마드 샤키브 이디키 / 아프간 카불 시민 : 아프간에서는 일자리도 없는 암울한 상황이어서 여기에서 계속 살기에는 좋지 않은 여건입니다.]
하지만 이 여권이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으로 통용될 지는 불투명합니다.
탈레반이 국제사회에서 아프간의 적법한 지도자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외국 정부가 이 여권을 인정해줄 지는 불확실하다고 독일 dpa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에 주둔한 캐나다군과 공관에서 일했던 현지인과 가족 등 100명에 가까운 아프간인이 안가에 집단 거주하며 캐나다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캐나다 일간지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서방세계를 도운 아프간인들이 언제 출국할 수 있을지, 또는 가능할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YTN 채문석입니다.
YTN 채문석 (chaem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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