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논란을 빚었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최근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당시 부정 청탁자들을 합격시키는 과정에서 탈락한 응시자들에게 강원랜드가 손해배상을 하라는 내용입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년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역대 최대 규모 채용 비리 사건이 처음 드러난 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부가 강원랜드 감사를 벌였는데, 2012년과 13년 2년간 뽑은 신입사원 518명 전원이 청탁대상자였습니다.
부정 청탁을 한 사람은 국회의원과 고위 공무원, 경찰, 지역 유지 등 이른바 힘 있는 인사들이었습니다.
[강원랜드 관계자 (2017년 인터뷰) : 여러 군데, 예를 들어 지역 유지가 발이 넓으면 국회의원도 알고 누구도 알고 누구도 알지. 그러면 여기저기에 다 우리 아들 부탁한다고 청탁할 수 있지.]
청탁자 합격 과정은 차마 공기업 채용 절차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1차 서류 전형, 탈락 위기였던 청탁 대상자 270여 명의 자기소개서 점수가 조작됩니다.
2차 인·적성 직무능력 검사도 마찬가지,
시험 결과 청탁 대상자 점수가 모자란 것으로 판단되자 아예 검사 자체를 평가에서 빼 버립니다.
3차 면접도 비슷합니다.
면접 순서를 조정한 뒤 점수는 연필로 적고, 추후 지우고 수정해 최종 합격시켰습니다.
일반 응시자 4천여 명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들러리를 섰고 특히, 800여 명은 점수조작과 관련한 직접 피해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집단 소송에 나선 당시 응시자 21명에게 많게는 800만 원에서 적게는 300만 원씩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겁니다.
앞서 채용 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에게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청탁한 혐의를 받는 정치인들에 대한 처벌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은 / 참여연대 선임간사 : (채용비리 이후) 실질적으로 제도 개선으로 이뤄졌는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에서 명백하게 명확하게 일벌백계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사회 지도층의 이른바 '빽' 앞에 기만적 채용 절차를 진행한 공기업.
무려 8년 만에 배상 책임은 인정됐지만,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청년들... (중략)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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