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김여정 부부장의 비난에도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며 또 한 번 참았습니다.
하지만 내부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인데요.
당장 이달 말 유엔 연설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놔야 할지 고민입니다.
장원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 실명 비판에도 청와대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김여정은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 현장 발언을 두고 문 대통령을 '우몽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며 “SLBM 발사는 자주국방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같은 날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 안에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갈 경우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과 다음 주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계기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엔총회 연설의 전반적인 기조는 그대로 가겠지만, 세부 내용은 마지막까지 다듬고 수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침묵하는 청와대 대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이 나섰습니다.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여정 담화는) 기본이 안 됐다고 보는 거죠."
통일부도 "상대에 대한 기본적 예의와 존중은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청와대가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것을 두고 지난 7월 일본 외교관이 문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을 때와 반응이 너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수현 / 대통령 국민소통수석(지난 7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이 문제에 대해서 청와대의 입장은 국민과 함께 분노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틀 연속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어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원재입니다.
영상편집: 이희정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