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변한 부모…아이 울린 필터 ‘정서적 학대’ 비판

2021-09-11 4



영상 필터를 써서 자신의 얼굴을 동물로 바꾸는 셀카가 유행입니다.

아이와 함께 찍기도 하는데 장난이라지만 이렇게 같이 있던 부모 얼굴이 갑자기 변하면, 아이에겐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여현교 기자가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갑자기 아빠의 얼굴이 말의 얼굴로 바뀌자, 깜짝 놀란 아이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또 다른 아이는 엄마가 변하는 모습을 보며 겁에 질려 달아납니다.

사람의 얼굴을 동물의 형상으로 바꿔주는 동영상 촬영 효과입니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 영상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놀라 울거나 부모의 옷깃을 잡고 흔들기도 합니다.

온라인에선 이를 두고 "명백한 정서적 학대"라는 내용의 글과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공포감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배승민 / 가천대 소아정신과 교수]
"가장 애착을 가져야 할 대상에 대해서 공포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라서."

"소화하지 못하는 자극을 반복적으로 준다면 그건 넓은 범위의 정서적 학대에 들어가고."

아이들에겐 장난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신의진 /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내가 의지하고 사랑해야 할 부모가 갑자기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반복하면 트라우마가 될 것 같아요."

이 영상효과를 만든 인스타그램 측은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며 "부정적 영향이나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검토중" 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여현교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철
영상편집: 오영롱


여현교 기자 1w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