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건물 붕괴 참사 지난 6월 시민 9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족들이 또 울고 있습니다.
한 인기 드라마에 그 괴로운 장면이 고스란히 등장한 겁니다.
이민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SBS의 14부작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
논란은 그젯밤 방영된 13화 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건물이 폭파된 상황을 보도하는 극중 뉴스 장면에서, 지난 6월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당시 현장 영상을 사용한 겁니다.
시내버스가 잔해에 깔린 모습도 그대로 노출했는데, 당시 이 버스에서 9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2017년 포항 대지진 이재민과 대피소 모습을 찍은 보도용 영상도 함께 사용했습니다.
광주 붕괴 참사 사망자 유족들은 드라마를 보고 그날의 참담한 기억을 떠올려야 했습니다.
[고 김명우 군(붕괴 참사 사망자) 아버지)
"그 장면을 본 유가족들은 어떤 기분이겠어요. 내 아들이 죽어가면서 아빠 핸드폰 소리를 듣고 고통받고 죽었을 거란 말이예요.
그(버스) 안에서. 그 장면을 어떻게 내놓습니까."
유족들은 입장문을 내고 "유언비어로 인해 2차 가해가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SBS 드라마 사태는 우리를 슬프고 분노하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펜트하우스 시청자 게시판에도 제작사와 방송국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제작진은 "피해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내부조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사회적 참사의 고통에 무딘 감수성이 다시 한 번 유족을 울렸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연
영상편집 : 차태윤
이민준 기자 2minj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