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광주 붕괴 참사' 현장검증 재판…유가족 눈시울
[앵커]
광주 '건물 붕괴 참사'의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피고인들을 사고 현장으로 불러, 현장검증을 통해 재판을 시작했는데요.
현장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참사.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현장에는 당시 상흔이 남아 있습니다.
책임자들에 대한 첫 재판은 이곳에서 현장검증으로 시작됐습니다.
포승줄에 묶이고 모자를 눌러쓴 피고인 2명도 현장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불법 재하도급 업체 대표이자 굴착기 기사 조모씨, 하도급 업체 현장 소장 강모씨 입니다.
"일을 정신 차리고 했어야죠."
피고인들은 붕괴된 건물 잔햇더미를 오가며 판사와 검사 등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일부 현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현장 검증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됐고, 피고인들은 아무런 말 없이 다시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한 말씀만 해주세요) …"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실 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저희가 원하는 가장 큰 것입니다. 이번 검증을 통해서 죄가 있는 자들에게 엄벌을 내려주는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재판부는 "전문가의 조사 결과와 방대한 증거, 소명자료를 꼼꼼히 살펴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라며 "재판부를 믿고 결과를 기다려 주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9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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