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시장 또 침수…5년전 차바 태풍 악몽 재현
[뉴스리뷰]
[앵커]
이번 태풍으로 울산 태화시장에서는 또 상가 수십 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났습니다.
2016년 태풍으로 인명피해까지 났지만 주민 갈등으로 방재작업이 몇 년째 미뤄지고 있는데요.
보도에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태풍 오마이스가 이동하며 뿌린 많은 비로 울산 태화시장에 또 침수 피해가 났습니다.
시간당 80㎜의 비가 쏟아지면서 태화시장을 비롯한 인근 거리 500m가 물에 잠겼습니다.
도로를 부술 정도의 위력을 가진 급류는 삽시간에 이곳으로 흘러 들었습니다.
시장 상가 수십 곳과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됐습니다.
물난리로 아수라장이 된 집안을 바라보는 주민은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된 거죠?) 어휴, 30분도 안 됐을걸요. 이거 보세요. 지금 이래가지고 우리가 살겠습니까."
시장 상인들은 가게 밖으로 흙탕물을 쓸어보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엉망이 된 가게 안 물건들을 하나씩 밖으로 내놓은 상인들의 억장은 무너집니다.
상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매년 태풍이 올 때 마다 침수 피해를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하수관로 정비와 배수펌프 설치만 계획대로 됐다면 겪지 않았을 피해라는 겁니다.
"하수관로 (정비)했으면 이런 난리 안 났어요. 황토물이 위에서 내려왔거든요. 얼마나 화가 나는지 이게 할 짓이냐고 비 한 시간 남짓 왔는데 시장을 또 들어 엎으니…."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시장 상가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차 한 명이 숨지고 인근 상가 300여 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났습니다.
상인과 피해 주민들은 원래 임야가 있던 태화시장 위쪽에 새로 만들어진 울산혁신도시가 매년 반복되는 수해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물을 막아주던 흙과 풀이 사라지면서 많은 물이 새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시장으로 흘러든다는 겁니다.
혁신도시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여 일부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구는 태풍 차바 피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배수펌프장과 배수터널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펌프장 설치 부지 소유 기업과 혁신도시 주민과 갈등을 빚으며 진행이 더딘 탓에 해마다 침수 피해를 걱정해야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사업은 내년 12월에야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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