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공포와 혼돈에 빠져 있습니다.
탈레반이 이틀 연속 아프간 국기를 옹호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사상자가 발생했고,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공항에서도 총성이 들려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채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독립기념일을 맞아 아프가니스탄 동부 아사다바드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프간 국기를 흔들며 모이는 과정에서 탈레반이 발포해 여러 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하루 전에도 동부 잘랄라바드에서도 국기를 앞세운 시위대에 탈레반이 총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탈레반 반대 시위대 / 잘랄라바드 시민 : 나는 당당하게 이곳에 섰다. 너희가 총격으로 나를 죽일 수 있지만 나는 이 국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카불 공항은 탈레반의 공포 사격에도 탈출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항의 담을 넘어가려는 아프간 여성을 미군이 도와주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를 데리고 탈출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파티마 / 아프간 탈출 여성 : 남편이 탈레반입니다. 저와 딸을 위해서 미국,캐나다,프랑스 가고 싶어요.(그러니까 어느 나라든 갈 겁니까?) 네 아무 나라나.]
카불 공항은 탈레반에 포위되긴 했지만 아직 미군이 통제하고 있습니다.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15일부터 카불공항 안팎에서 총에 맞거나 압사로 12명이 숨졌다고 탈레반 관계자가 밝혔지만 현지 매체는 최소 40명이라고 보도해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을 피해 국외로 떠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현금을 챙겨 떠났다는 의혹을 거짓말이라고 부인하며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YTN 채문석입니다.
YTN 채문석 (chaem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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