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부' 인정 놓고 갈라진 세계…중·러 vs 미·영·프
[앵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을 향후 합법정부로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강대국을 중심으로 세계가 둘로 갈리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긍정적인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들은 부정적이거나 유보하는 입장입니다.
김영만 기자입니다.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정부 인정 문제를 두고 세계 주요 강대국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레반 정부 인정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아프간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탈레반을 '아프간의 새 정권'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아프간 탈레반을 비롯한 여러 정치 세력과 소통을 유지해 왔고, 아프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중국은 앞서 탈레반 대표를 초청해 회담하며 아프간 재건 사업 참여의 뜻을 전달하는 등 친분을 다졌는데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러시아도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다만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일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혀 중국과는 온도 차가 있어 보입니다.
구소련 시절 아프간을 침공한 적이 있는 러시아는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체첸의 분리독립주의 운동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서방 진영은 탈레반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관계 설정에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대아프간 정책 실패 비판으로 난감한 처지에 빠진 미국은 "궁극적으로 탈레반의 행동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영국은 탈레반 정권을 인정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고, 프랑스는 테러를 우려했습니다.
"아프간이 과거와 같이 다시 테러의 성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국제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주 열릴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서 아프간 사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탈레반 정권 인정 여부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 김영만입니다. (ymkim@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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