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최빈국 아이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10년 전 대지진조차 여태 복구가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7.2 강진이 닥쳤습니다.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처참히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이 아이의 시신을 수습합니다.
7살 딸을 잃은 어머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합니다.
중남미 카리브 해 최빈국 아이티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건 현지시간 토요일 오전 8시 반쯤입니다.
지금까지 300여 명이 숨졌고 1천8백 명이 넘는 사람이 다쳤습니다.
또 최소 860채의 집이 무너졌고, 700채 이상이 훼손됐습니다.
생존자를 찾으려는 구조 작업은 밤새 계속됐지만 부상자와 실종자가 많아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진원의 깊이는 10㎞로 얕으며, 규모 4∼5의 여진이 열 번 이상 이어지면서 한때 쓰나미 경보도 발령됐습니다.
[장 오데세 / 피해 지역 주민]
"걷다가 움직임을 느꼈어요. 앞을 본 순간 땅이 흔들렸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죠. 돌아와 보니 우리 집도 부서져 있었어요."
이번 지진은 발생지점에서 320㎞ 떨어진 자메이카에서까지 감지됐습니다.
앞서 지난 2010년 대지진으로 22만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던 때의 악몽을 기억하는 아이티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국민의 60%가 빈곤층인 아이티는 거의 해마다 자연재해와 전염병을 겪고 있고, 지난달에는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베스트레 리호 / 지진 구조대원]
"지진 이후 두 번의 여진이 있었어요. 부상자가 많아 많은 도움이 필요해요. 많은 의약품도 필요합니다. 당국과 국제사회, NGO의 도움이 절실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티는 이번 주 열대성 태풍 '그레이스'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폭우 피해까지 우려됩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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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