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서울 강북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어린 아이 둘을 포함해 일가족 네 명이 목숨을 잃고 말았는데요. 13층이었지만 스프링클러는 없었습니다.
김승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베란다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놀란 주민들이잠옷 차림으로 서둘러 대피합니다.
[현장음]
"비켜요, 비켜. 여기 화재 나가지고. 떨어져, 떨어져. 유리가 떨어져."
서울 강북구의 22층짜리 아파트 13층에서 불이 난 건 오늘 새벽 1시 40분쯤.
불은 1시간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일가족 5명 중 할머니와 어머니, 8살과 5살 아이 등 4명이 숨졌습니다.
아버지는 팔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수십 명이 급히 대피했고, 5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김민석 / 아파트 같은 층 주민]
"문 열고 딱 보니까 반대쪽에 불길이 이미 엄청나게, 불을 끌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바닥에 엄청 불이 많이 깔려 있어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베란다는 검게 그을려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불이 난 13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컸습니다.
2017년 이후 건축 허가를 받은 6층 이상 아파트는 전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불이 난 아파트는 2003년에 준공돼 16층 이상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됐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재는 6층 이상의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법을 소급적용하지 않다 보니까. 위험 사각지대라고 볼 수 있어요."
경찰은 실화나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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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채희재
영상편집: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