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괴로운 건 동물도 마찬가지인데요.
더위를 쫓으며 운동까지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서울대공원 동물들의 이색 여름나기, 홍지은 기자와 함께 보시죠.
[리포트]
물줄기를 맞아 보고, 큰 귀를 펄럭여 부채질도 해보지만 더위는 가시질 않습니다.
코끼리가 연못가로 다가가자 수면에 동그랗게 썬 수박이 둥둥 떠 있습니다.
사육사들이 코끼리들을 위해 연못을 커다란 수박 화채로 바꿔 놓은 겁니다.
아예 몸까지 담그고 수박 사이를 거닐며 더위를 잊어봅니다.
[고슬기 / 서울대공원 사육사]
"당도가 높은 과일을 제공해줌으로써 코끼리들의 입맛을 돋우고, 활동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시베리아 호랑이 사육장에는 종이상자를 엮어 만든 소가 등장했습니다.
신기한 듯 앞발로 몸통을 누르자 안에서 와르르 얼음과 고깃덩이가 쏟아져 나옵니다.
더위에 지친 아프리카 사자에겐 커다란 종이 비행기가 냉동닭을 배달해 줍니다.
낮게 나는 새를 사냥하는 본능도 살리고 차가운 고기로 더위도 쫒는 겁니다.
[이광호 / 서울대공원 사육사]
"더워서 잘 움직이지 않는데 먹기 위해 활동성도 올려줄 수 있고…행동 풍부화 아이템을 해주고 있습니다."
여름엔 동물에게도 얼음이 필수품입니다.
남미 바다사자는 생선이 든 커다란 얼음덩이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놉니다.
사육장엔 수시로 물을 뿌려 체온을 낮춰주고, 더위가 절정인 한낮에는 야외활동도 줄여줍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동물들도 힘겹게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지은입니다.
rediu@donga.com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