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서 아이 키운 美 의원, 퇴거 위기 수백만명 구했다
[앵커]
집세가 없어 어린 두 자녀와 거리 생활을 경험했던 미국 정치인이 같은 위기에 내몰린 수백만 명을 구한 조치를 이끌어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코리 부시 연방하원 의원의 이야기인데요.
이상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달 만료된 임차인의 퇴거를 막아주는 조치를 연장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했던 수백만 미국인을 구한 이 조치에는 한 여성 정치인의 역할이 컸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퇴거를 당한 경험이 있는 민주당 소속 코리 부시 연방하원 의원.
부시 의원은 둘째 아이를 출산한 직후인 2001년 임신으로 일을 그만둔 상태여서 월세를 내지 못하면서 퇴거 조치를 당했습니다.
그는 두 아이와 함께 SUV에서 수개월간 숙식해야 했습니다.
어렵게 생계를 꾸려오던 그는 2014년 10대 흑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권 운동의 길로 나섰고, 지난해 미주리주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저소득 노동자를 위한 법안 발의에 주력해온 그는 지난달 말부터 워싱턴DC 의사당 밖에서 노숙하며 퇴거 유예 조치 연장을 요구해왔습니다.
"오늘 우리는 퇴거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천, 수십만 명이 퇴거 통보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는 현지시간 3일,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 임차인 퇴거를 금지하는 새로운 유예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퇴거 위기의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부를 움직인 것입니다.
"인간의 고통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어떤 곳에서든 그것을 끝내고 어떤 식으로든 맞서 싸우는 것은 인간으로서 우리의 일입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퇴거와 노숙을 경험한 부시 의원의 노력에 힘입어, 수백만 명 미국인이 일단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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