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집에 12개월 아들을 홀로 두고 나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어머니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어제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기소된 25살 A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현장 CCTV 등 증거를 보면 당시 A 씨가 안방에 있던 아이를 보고 곧바로 도망친 게 아니라 연기를 빼려고 현관문을 연 뒤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A 씨가 평소 아이를 학대한 정황도 없고, 화재 당시 119나 행인에게 집 안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 점을 봐도 구조할 수 있는데 일부러 내버려두고 나왔다는 검찰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A 씨가 나이가 어려 육아에는 서툴렀지만 아이를 아끼고 사랑했고, 슬픔과 죄책감에 가장 힘든 사람도 A 씨라는 남편의 탄원서 내용도 소개했는데, A 씨는 선고 내내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A 씨는 지난해 4월 전기장판을 켜 놓은 안방 침대에 아들을 혼자 재워 놓고 다른 방에서 잠들었다가 집에 불이 나자 연기를 빼려고 현관문부터 연 뒤 안방으로 가는 사이 불길과 연기가 거세져 아이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고 혼자 대피해 아들을 숨지게 했다며 A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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