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단체전 최상의 선수 구성하려는 뜻"
"이재명, 주목 끌기 위해 수단 안가려 위험"
"코로나19 위기 넘기면 지사직 사퇴"
"도정도 하고 경선도 하겠다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하는 현 정부 불공정 청산은 정치 보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A’에 출연 중인 원희룡 제주지사
원 지사는 오늘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직접 참여한 분들"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잘못된 불공정을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하는데 두 분이 하게 되면 보복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원 지사가 생각하는 불공정 청산은 "잘못된 정책은 돌려놓고, 관련된 책임자를 배제하는 것"이라며 "누구를 일부러 조사해 감옥으로 보낸다거나 이런 비극적인 정치 보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원 지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측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묻는 질문에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선의 주자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단체전 최상의 선수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여의도에서 열린 원 지사 지지포럼에 참석해 원 지사에 대해 "대통령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한 바 있고, 원 지사와는 어제 따로 만나 대선 출마와 관련한 조언을 했습니다.
원 지사는 여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인기와 주목을 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매우 위험하다"며 "자신과 다른 비판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공격적으로 억압하는 성향을 수시로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지사와 원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며 대선 행보를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지적에는 "제주도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의 고비를 넘기면 지사직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도정도 하고 경선도 하겠다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뒤 경선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책임을 깔끔하게 넘기는 것이 공직 윤리에 맞다"고 말했습니다.
노은지 기자 roh@donga.com
[아래는 인터뷰 전문]
Q. 본인 기대만큼 지지율이 안 오르고 있는데요. 승부수가 있습니까?
A.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이제 경선이 시작되면 원희룡의 가치를 국민들께서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흠은 없고 정치 행정 경험을 갖추고 있으면서 국가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Q. 국민의힘이 장외의 주자에게 너무 의존하는 건 아닙니까?
A. 국민의힘은 자체로 좋은 후보를 뽑아야 되고요. 윤석열 전 총장이 안에 있든 바깥에 있든 큰 틀에서 야권의 협력자다, 이런 자세를 갖자고 한 거고요. 어제 이미 쓴 소리를 했고, 이준석 대표와도 큰 틀에서는 같은 뜻입니다.
Q. 윤석열 최재형이 아니라 원희룡만 할 수 있다, 비전이 있습니까?
A. 두 분은 문재인 정부에 직접 참여를 하셨던 분 아니겠어요?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 잘못된 불공정을 이제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 되는데, 그 두 분께서 하시게 되면 아무래도 보복이라는 그러한 문제점에서 자유롭지가 못하겠죠. 저는 공정한 기준을 갖되 깨끗이 청소하고 정치 보복은 없이 미래로 통합시켜서 전진시킬 수 있습니다.
Q. 그런데 그 부분 때문에 말씀드리는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걸 되돌려놓겠다고 하시면서 청산이 있어도 보복은 없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이게 좀 상충되는 가치 아닌가요.
A. 잘못된 정책은 돌려놓고요. 또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들을 그 자리에서 배제하는 건 해야 하고요. 대신 정치적 보복, 누구를 일부러 털어 감옥으로 보낸다거나, 이러한 우리 역사에서 비극적인 정치 보복은 대통령이 의지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통합적으로 풀 수 있거든요. 그 점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Q. 김종인 전 위원장과 가까우시잖아요. 원 지사님을 대통령 감이라고 꼽기도 하셨는데 아까 보신 대로 김종인 위원장 쪽 인사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많이 참여를 했습니다. 과연 김종인 위원장의 본심은 어디에 있을까요?
A. 김종인 위원장님은 결국 야권의 정권교체를 안이하게 생각하게 되면 힘들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은 윤석열 전 총장대로, 그리고 또 당에서는 바깥에 의존하다가 큰일 나는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최선의 주자를 뽑아야 한다. 그래서 개인전이기도 하지만 단체전으로서 최상의 선수를 구성해야 된다. 저는 그런 큰 뜻이 있다고 봅니다
Q. 오늘 윤석열 전 총장 아니면 원희룡이 야권 주자가 될 거라고 하셨잖아요.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까?
A.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윤석열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과 맞섰던 그 공로는 인정을 해야 되고요. 대신 당 내에서는 정치 경험과 행정 경험을 통해서 보수의 정통성과 중도 확장력을 가질 수 있는, 그리고 사상 최고의 최악의 네거티브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흠 없이 끝까지 갈 수 있는 그런 주자로서 원희룡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Q. 이재명 지사와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지금 대선 행보를 해오셨는데, 지금 상당히 좀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지사직 사퇴는 어느 시점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A. 저는 이미 일상 업무에 대해서는 새로운 행정부지사와 인수인계를 탄탄히 다지고 있고요. 코로나가 최근에 갑자기 급증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최소한의 위기 관리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고요. 이 고비만 넘기면 깔끔하게 정리를 하겠습니다.
Q. 고비가 과연 넘어가지 않는다고 판단이 된다면요?
A. 저는 최악의 고비를 얘기하는 거고요. 지금 새로운 대행 체제가 탄탄히 다져가고 있기 때문에 늦지 않은 시간 내에 저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습니다.
Q. 대행이라는 게 당사자가 하는 것만큼 할 수 없을 것이고 지금 휴가철이다 보니까 제주 지역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에요. 그래서 도정을 좀 등한시하는 게 아니냐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해소를 하실 건지요.
A. 경선을 뛸 거면, 도정도 하고 경선도 하겠다는 게 저는 오히려 무책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가진 사람이, 그리고 그 체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요. 제가 일을 하는 동안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이게 제가 경선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깔끔하게 시스템으로 넘기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공직 윤리에는 맞는 것 같습니다.
Q. 오늘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이 만나고 있거든요. 실제로 만나기도 하셨는데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가 더 빨라져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인지요.
A. 예. 저는 그건 본인의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생각도 있을 거고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도 있을 텐데. 저는 안에 있든 바깥에 있든 결국 한 팀이 돼서 정권 교체에 힘을 합쳐야 된다는 것이고요. 안에 오든 바깥에 있든 경선에 대해서는 원희룡이 당내 주자로 뽑힐 수 있도록 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 좀 여쭤볼게요. 최근에 유독 센 발언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참 나쁜 정치인이다, 이런 표현까지 썼는데 여권 경쟁자로서 이재명 지사가 될 것이라고 판단을 하고 계신 건가요.
A. 그것과 관계 없습니다. 자신의 인기, 주목을 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보고요. 자기와 의견이 다른 비판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아주 공격적으로, 이걸 억압하는 그런 성향을 수시로 드러내고 있거든요. 그러면 민주주의는 굉장히 후퇴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책임 정치와 민주주의가 나락으로 빠지면 그때는 후회해봐야 늦기 때문에 저는 우리 국민들의 건전한 상식이 그보다는 훨씬 지혜롭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선이 진행되면 공약 같은 것도 더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