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꿈’ 외아들 두고…천안함 전사 남편 곁으로

2021-07-22 104



천안함 폭침 사건 희생자 고 정종율 상사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어렵게 생계를 꾸리며 병마와 싸워 왔는데 갓 고등학생 된 외아들만 남기고 남편 곁으로 갔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에, 정치권과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5주기 천안함 용사 추모식(2015년)]
"용사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고 정종율 상사."

11년 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고 정종율 상사.

기관부 내연사로 복무하며 조국의 영해를 지켰지만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가라앉은 천안함과 함께 27번째 유해로 수습됐습니다.

한창 아빠와의 추억을 쌓을 어린 나이에 아빠를 떠나보냈지만 아들은 씩씩했습니다.

[정 모 군 / 故 정종율 상사 아들(2015년)]
"아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강한 남자로 자라겠다고 그래서 반드시 자랑스런 군인이 되겠다고 약속해요, 아빠."

홀로 생계를 꾸려온 부인은 고1 아들을 남기고 마흔 네 살을 일기로 남편 곁으로 떠났습니다.

부인은 주변에 폐를 끼칠까봐 암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전준영 / 천안함 예비역전우회장]
"(故 정종율 상사가) '아, 그래도 끝까지 전우로서 임무를 다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주시고, 그리고 저희도 '마지막까지 아들 잘 돌봐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돕는 거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꼭 받아야 하는 도움이다. 그만큼 우리가 아버님 한테 빚을 졌기 때문에…."

빈소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아들을 응원하고 후원하겠다는 글을 남겼고 대선 주자들의 애도도 이어졌습니다.

국가보훈처는 "어머니에게 지원됐던 유족 보상금은 19살 될 때까지 아들에게 지급하고 성년이 되면 조부모에게 준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은 내일 발인 후 국립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46용사 묘역에 잠들어있는 남편과 합장됩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유주은 기자
grace@donga.com

영상취재 : 정기섭 추진엽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