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의 성화가 출발한 곳, 그리고 첫 경기가 열린 곳 모두 도쿄가 아닌 후쿠시마였습니다.
최악의 원전 사고를 이겨낸 상징으로 올림픽을 열고 싶었던 일본의 구상은 코로나 확산 속에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후쿠시마에서 출발한 성화.
이번 올림픽 공식 첫 경기도 후쿠시마에서 열렸습니다.
그만큼 일본 정부는 최악의 원전 사고를 극복했다는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고 싶었던 겁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총리 (지난 20일 IOC 총회) : (이번 올림픽은) 부흥이 진행된 일본의 모습을 힘차게 알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후쿠시마에서는 올림픽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관중 없이 경기가 열리면서 시내에서 10km 이상 떨어진 경기장은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곳 아즈마 구장에서는 일본과 멕시코의 소프트볼 경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응원의 함성이 사라진 경기장은 올림픽을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합니다.
방역 대책 때문에 경기를 마치고 온 선수들에게 먼발치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고작입니다.
[사이토 미유 / 후쿠시마 시민 : 코로나 외출 자제만 아니었음 보러 가고 그랬을 텐데 못 가게 됐네요.]
[사토 이키코 / 후쿠시마 시민 : 올림픽 분위기가 전혀 안 느껴져요. 거리가 살풍경하잖아요.]
과연 '부흥'을 이룬 것인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시도 케이 / 후쿠시마 시민 : (원전 사고로 인해 후쿠시마에 대한) 평판이 나빠져 힘든 사람들도 여전히 있고…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부가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원전 사고 이후 10년.
올림픽을 계기로 활기를 되찾길 기대했지만 주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다카하시 카즈요시 / 택시 기사 : 부흥이라는 말은 와 닿지 않네요. 올림픽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일본 후쿠시마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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