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고차가 거의 새 차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차량 반도체가 품귀이다 보니 중고차를 살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로 시중에 돈이 확 풀리다보니 물건값은 다 껑충 뛴 겁니다.
비싸게 팔려나가는 중고차값은 또 물가를 밀어올리면서 연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중고차 거래센터 주차장을 가득 채운 차량들.
중고차 몸값은 그야말로 금값입니다.
"이 중고차의 경우 작년에는 1만 7천 달러면 구매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5천 달러가 올라 2만 2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태원 / 버지니아 자동차 업체 대표]
"사람들이 와서 '이거 얼마입니까?' 하면, 2만 4천 달러입니다. '어, 이거 3년 전에 새 차가 2만 5천 달러였는데요?' 그러면 황당한거죠."
반도체 품귀 사태로 미국에서 신차 생산이 차질을 빚자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겁니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 이후 미국 정부가 뿌린 재난지원금이 차량 구매와 여행 심리를 부추겨 호황을 맞은 렌터카 업체들까지 중고차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마크 쉬르머 / 콕스 오토모티브 디렉터]
"(차를 팔았던 렌터카 업체들이)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면서 다시 재고를 채우려는데 신차가 없으니 중고차 도매 시장으로 눈을 돌린거죠."
구매 시기를 미루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메디슨 / 중고차 구매 희망 고객]
"저는 소비를 해야할 때면, 제일 나은 조건으로 하고 싶거든요. (중고차값이) 계속 뛰니 지금은 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고차 가격과 기름값 상승의 여파로 지난 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갤런당 2.2달러, 리터당 663원이던 휘발유 값은 지난달 1000원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지금 휘발유 가격을 한번 보시면요, 일반 휘발유는 3달러가 넘고, 고급 휘발유는 4달러 가까이 합니다."
[카를로스 / 버지니아 주민]
"올해는 (물가가) 정말 빠르게 많이 오릅니다. 저는 심지어 차까지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고차값 급등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미국 내 전방위 물가 상승은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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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