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박 수익으로 ‘아파트 투기’…21억 차익

2021-06-28 4



범죄조직도 부동산 투기 유혹은 뿌리칠 수 없었나봅니다.

경찰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을 검거했는데, 서울 압구정 등 노른자 땅에 있는 아파트를 사서 수십 억 원의 수익을 챙겼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빌라를 급습해 여행용 가방에 숨겨둔 돈뭉치를 압수합니다.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5만 원권 뭉치는 모두 14억 원.

[현장음]
"지금 여행용 가방에 현금 한 덩어리 나왔다, 숨겨놨네."

빌라 지하 1층 금고에도 현금 1억 원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 빌라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무실로, 서버는 베트남과 중국에 설치해 관리해왔습니다.

사이트 회원은 5천1백 명으로, 1인당 최대 2천만 원까지 돈을 걸었습니다.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은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9천억 원대의 도박판을 벌였고, 수수료로 250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범죄수익을 추적하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도박 수익으로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겁니다.

이 가운데에는 서울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압구정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이 아파트 외에도 서울 광진구와 경기 남양주 아파트도 있었습니다.

모두 2~3년 사이 시세가 급등해 21억 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겁니다.

아파트는 무역회사 이사 직함을 달고 전액 현금으로 샀고, 압수수색 직전까지도 또다른 부동산을 사기 위해 물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아파트와 현금 등 81억 원을 압수하고, 부동산을 양도하지 못하도록 추징보전했습니다.

[이재홍 /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대장]
"부동산에 대한 시세가 급상승하는 시점에서 부동산 투기로 이어진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당 17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ican@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최창규

Free Traffic Ex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