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쳐 간 '검은돈' 1조 4천억…대포통장 판매조직 검거
[앵커]
돈을 주고 사들인 남의 명의로 유령회사를 세운 뒤 대포통장을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수백 개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범죄 조직에 공급했는데 이 대포통장을 거쳐 간 돈이 무려 1조 원이 넘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이 30대 초반의 남성을 붙잡아 수갑을 채웁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 자리나 명의 매입 광고를 통해 사들인 이름으로 대포통장을 만들어 판 일당의 총책입니다.
"죄명은 업무방해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단체조직 가입 및 활동 되겠어요.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 거부할 수 있고요…"
이들은 2015년부터 6년간 보이스 피싱과 사이버도박 등 범죄 조직에 대포통장을 팔아 72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법인 명의로는 여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사들인 명의로 유령회사 150여 개를 설립했고 대포통장 320여 개를 만들어 유통했습니다.
곳곳으로 퍼진 대포통장을 거쳐 흘러간 검은돈은 1조 4천억 원이 넘습니다.
명의대여자 50여 명에게 300만 원씩 줬고 범죄조직에는 통장 한 개당 매월 120만 원씩을 받았습니다.
조직원끼리는 대포폰으로만 연락하라는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었으며 총책 A씨는 사업가 행세를 하며 수사망을 피해왔습니다.
판매한 계좌의 사용이 중지되면 직접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새로운 계좌를 주는 등 사후 관리까지 철저했습니다.
"범행에 쓰인 계좌가 신고돼서 지급정지가 될 경우 은행을 직접 찾아가서 해결해 주고 또 새로운 계좌를 빌려주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던 계좌입니다."
강원경찰청은 핵심 조직원 10명을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구속했으며 명의 판매자와 하부조직원 등 모두 72명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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