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입맛대로 집값 통계?…그때그때 다른 기준

2021-06-24 1



"17% 올랐다고 하면 누가 믿겠습니까"라는 시민 말이 귀에 꽂히는데요.

정부가 거짓말을 한 건지, 일부러 축소한 건지, 경제정책산업부 안건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Q. 안 기자, 우리도 정부가 늘 인용해온 국토부 산하 부동산원 자료를 뜯어봤는데, 17%가 아니라 61%가 올랐다는 거잖아요. 정부가 거짓말한 겁니까?

그건 아니고요.

통계 중 쓰고 싶은 것만 골랐기 때문이죠.

저희가 부동산원 자료를 뜯어봤더니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통계치가 나왔어요.

매매가격지수부터 볼게요.

지난해 12월까지는 앵커 말씀하신 17%가 맞고, 저희가 올해 5월까지 수치를 업데이트했더니 이것보단 더 올라서 20.1%.

매매가격지수는 정부 말대로 별로 오르지 않았죠.

그런데 실거래 평균가는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둘 다 실거래가가 기반이긴 하지만 매매가격지수는 좀 더 보수적이어서 거래되지 않은 주변 집들의 시세도 감안하거든요.

만약 서울의 평균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집이 표본에 들어가면 상승률이 실제보다 낮게 잡힐 수도 있단 얘기죠.

지금처럼 상승의 기울기 큰 시기에는 완만하게 올라가는 매매가격지수보다 시장 상황을 더 빨리 반영하는 실거래가 지수가 더 현실적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Q. 이것도 궁금한 게 17%밖에 안 올랐다고 하면서, 세금이나 대출 산정할 때는 또 이 자료를 안 쓰는 게 문제에요.

어떤 통계를 제시하고 어떤 정책을 세우는지가 참 중요한 시기입니다.

정부가 매매지수 거론하면서 얼마 안 올랐다고 하는데 혹시나 유리한 통계만 인용하면서 상황이 덜 심각하다고 보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죠.

리포트에서도 보셨겠지만 국민은 전혀 그렇게 느끼고 있지 않거든요.

그리고 정작 집값은 많이 안 올랐다면서 재산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그 이상으로 한 번에 올렸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인데 집값 안정을 얘기할 때 쓰는 기준과 세금 매길 때 쓰는 기준이 달라 벌어진 일입니다.

또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땐 모든 금융권이 정부 통계가 아닌 민간 지수인 KB 시세를 쓰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건 정부 입맛에 맞는 통계가 아니라 현실을 잘 반영하는 통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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