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가족을 잃거나 병에 걸렸다는 스물다섯 가족이 책을 펴냈습니다.
제목은 '내 몸이 증거다'입니다.
온갖 질병을 앓는 피해자들은 자신의 몸이 참사의 증거인데도 제대로 된 피해 인정이나 보상은 아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피해신고 7천4백 건에 전체 피해자는 67만 명까지 추산되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스물다섯 가족, 피해자 63명이 자신의 경험을 증거로 남기겠다며 수기를 썼습니다.
[김기태 / 출판사 '스토리 플래너' 대표 : 수기를 써주신 가족들의 사연이 마음 아프고 책을 만드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책에는 가습기 살균제로 아이와 평생 이별하는 계기가 됐다는 부모들의 절절한 사연이 담겼습니다.
임신 때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기침을 달고 살게 된 아이에게 가습기를 매일같이 쐬게 했다는 이경미 씨.
30개월 막내는 결국 폐에 구멍이 나고 굳어가면서 숨졌습니다.
[이경미 /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유가족 : 일기로 써놓았는데 그걸 한장 한장 넘기고 읽다 보니 우리 찬성이가 얼마나 아팠는지 너무너무 미안했고….]
생후 50일 만에 숨진 아기.
부모는 아기가 기침할 때면 일부러 코와 입에 가습기를 대게 했던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이장수 /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유가족 : 절 뒤편에 소나무가 있는 곳에 유골을 뿌리고 매년 아이 엄마와….]
지금껏 숨진 사람만 천오백 명이 넘지만, 아직도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일부 피해자는 "내 몸이 증거"라고 울분을 토합니다.
15년 동안 함께 가습기 살균제를 썼는데 천식에 척추염까지 앓는 큰 아이가 여태껏 피해 인정을 못 받았다는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민수연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환경부에서는 천식을 왜 인정하지 않는지에 대한 부연 설명은 전혀 없고요. '천식을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만….]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10년째.
고통을 각자 감내해온 피해자들은 마음의 병까지 호소합니다.
[임종한 / 인하대학교 보건대학원장(의학 자문) : 피해 인정 과정에서 방치돼 있거나 제한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힘든 과정을 겪었습니다.]
수많은 병을 몸에 안고 사는 피해자들은 환경부가 폭넓은 판정 기준을 마련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최대한 많이 구제하는 게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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