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 건강보험공단으로 가보겠습니다.
통상, 이런 단식 농성은 노조의 투쟁방식이죠.
그런데 사진 속 이 사람 이사장입니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고객센터 근로자들과 이를 반대하는 정규직 노조가 노노 갈등을 빚자, 노조끼리 화해하라며, 이사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겁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물 복도에 테이블을 펴고 앉아 있습니다.
고객센터 근로자 고용 문제를 대화로 풀자며 이틀째 단식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 2018년 취임한 김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본부장 출신으로,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설계자입니다.
[김용익 /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렇게 가다간 대화를 할 수 없는 그런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겠다. 아무리 대화를 종용해도 되질 않아서…"
고객센터는 현재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며, 1630명의 근로자가 있습니다.
이중 노조에 가입된 인원은 970여 명.
노조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따라 공단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지난 2월에 이어 이달에도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직 노조는 이들의 직고용 요구가 불공정하다며 공단이 고객센터 근로자 고용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든 협의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단식에 들어가며 고객센터 노조에는 파업 중단을, 정규직 노조에는 협의회 참가를 요구했지만 양쪽 모두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중재를 해야 할 조직 수장이 단식 투쟁을 하는게 맞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경화 /민노총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공공기관의 수장께서 하실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당사자가 저희 노조와 건보 노조에 던지고…"
현재 고객센터 업무는 비노조원 650명이 분담하는 상황,
넘치는 대기 콜은 전국 178개 지사 직원들이 대신 처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