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신경전이 시작됐습니다. 밀당 수준인지, 진짜 뭔가 틀어질 수도 있는 건지 양측 속내를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Q. 김 기자, 양 측을 다 취재했잖아요. 양 측 신경전을 벌이는 진짜 이유가 뭡니까?
'제1야당 대표' 이준석 대표와 '범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의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8월이라는 시한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합니다.
어제는, 서울시장 보선 때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안철수 선례'를 언급하더니,
오늘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본인을 특별한 존재로 보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제1 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는 당연히 국민의힘 대선주자를 만들어내야겠죠.
'범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당 밖에 있는 상황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러봤자, 관심을 받기가 힘듭니다.
경선 흥행에 윤 전 총장이 꼭 필요한 거죠.
Q. 윤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의 시간표와 상충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입당 시간표는 어떻습니까.
네. 윤 전 총장 측은 둘의 시간표가 "상충하지 않는다"면서도 입당 여부와 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을 피합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오늘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라는 요구가 많다. 그런데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는 분도 있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유보적인데, 입당이 급하지 않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범야권 1위 대선후보'인 상황에서 섣불리 거취에 변화를 줄 이유가 없는 데다, 입당을 하고 나면, 여러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전락할 수 있어, 일단은 몸집을 더 키우고 들어가는 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입당을 최대한 늦추는 시간표인 셈이죠.
Q.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까? 제3 지대 얘기가 나온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시기가 언제이냐의 문제이지, 윤 전 총장이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준석 대표로서는 범야권 '1위 후보'인 윤 전 총장을 떼놓을 수 없고, 윤 전 총장도 지지율 상승세인 국민의힘의 조직이 필요합니다.
양쪽 모두 "서로의 시간표가 다르지 않다"고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이번에는 이준석 대표의 '공정' 얘기를 해보죠. 이 대표가 대변인 '토론배틀'을 약속했는데, 오늘 구체적인 방식이 결정됐다고요?
이름은 <나는 국대다>. 국대는 '국민의힘 대변인'의 줄임말이고요.
18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요. 오는 18일 공고를 내고 7월 4일에 최종 선발합니다.
동영상으로 접수를 받는데, 동영상에는 3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1분 논평 형태로 담아야 합니다.
예선을 거친 100명을 대상으로 화상면접을 봐 16명을 추려내고 16강부터는 팀별 토론과 개인전을 치르는데요. 4강에 오른 4명 중 2명이 대변인, 2명이 상근 부대변인이 됩니다.
심사위원 심사와 함께 ARS전화 실시간 투표도 실시하는데요. 심사위원으로는 다양한 인물들을 위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얼마 전 이 대표에게 직접 물어보니, 진중권 전 교수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Q. 이 대표의 첫 정치실험 성공할지 지켜보겠습니다. 이 대표가 어제는 대전, 광주, 서울 찍고 회의하고 강행군이었는데 오늘은 일정이 많이 없었습니다.
=네. 오늘 코로나 19 백신 '얀센'을 접종했습니다.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접종을 마친 이 대표와 만났는데요. 뻐근한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Q. 이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이네요. '이준석 돌풍'에 한껏 긴장했던 민주당이 오늘부터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요?
=네. 정책을 앞세워서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에 대해 "의료 행위에 있어 의사들이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두고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이 SNS에 "과속감시 CCTV 때문에 운전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황당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찬성하고 있고요. 국민의힘은 원론적 차원에서 찬성하지만 구체적인 입장은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대표의 '따릉이 출근'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은 자신의 SNS에 "나도 자전거를 타고 국회 출입한 지 오래됐다"는 등의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공격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지 기자 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