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부터 부수고 지지대 없고'...철거 안전불감증 여전 / YTN

2021-06-12 14

광주 붕괴사고에도 불구하고 일선 철거 현장에선 여전히 안전수칙 위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주사고와 판박이처럼 해체 계획서는 무시한 채 건물 중간부터 부수고, 지지대도 없이 철거 작업을 하는 현장을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선재도의 한 철거 공사현장입니다.

5층짜리 건물이지만, 굴착기는 2·3층부터 부수기 시작합니다.

아래층을 파다가 옥상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취약 지점을 떠받치는 철제 지지대, 이른바 '잭 서포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인근 펜션 운영자 : 걱정돼서 겁이 나서 우리가. 지금 (철거가) 조금 남았잖아요. 지난주 토요일처럼 그런 식으로 무너뜨리면 100% 여기는 하자가 생기죠.]

[인근 주민 : 굉장히 걱정되죠. 이번에 광주 사건도 있고. 솔직히 지금 똑같은 상황인데 그거랑. 솔직히 사람이 다칠 수도 있는 일이니까.]

실제로 이곳도 철거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철거업체는 지자체에 제출한 해체계획서에서 꼭대기인 5층부터 차근차근 철거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중간층부터 파고들었습니다.

철제 지지대는 필요한 경우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세우지 않았습니다.

철거 현장에 분진 방지막도 둘러치겠다고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는 해체계획서대로 철거가 안 되고 있다는 걸 광주 붕괴 사고 이후 민원이 제기된 뒤에야 파악했습니다.

[인천 옹진군청 관계자 : (계획서 위반 인지는 늦었죠?) 그렇죠. 이미 벌어진 다음에 제보됐던 거니까. 저희 감리자도 같이 검토하는 중이거든요. (감리가 매번 있었는지도) 같이 보고를 하시라고 해놓은 상태예요.]

철거를 진행 중인 사업주는 철거 지침을 어긴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침 위반 사실이 드러나도 무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사업주 측 직원 : 절차적으로 위에서부터 씹어 내려가면서 반절 반절 (공사했어요.) 비산 먼지 신고해서 이렇게 하라고 해서 돈 들여서 가림막 한 거에요 우리가. 불법이 있으면 우리가 감수한다니까.]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붕괴사고의 아픔이 짙게 이어지고 있지만, 일선 철거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모습입니다.

YTN 이준엽[leej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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