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수십억 마리의 매미가 깨어나 미국을 뒤덮었습니다.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매미로 타코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승진 특파원이 직접 먹어봤습니다.
[리포트]
취임 후 첫 유럽 순방길에 오르는 바이든 대통령.
전용기를 타러가는 도중 목에 붙은 무언가를 쓸어냅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매미들 조심하세요. 저도 방금 한 마리 잡았어요."
미국은 요즘 이 빨간 눈을 가진 매미, 브루드 X(10)로 난리입니다.
17년을 땅 속에서 살다 한꺼번에 올라와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는데, 천적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란 분석도 나옵니다.
독성도 없고 단백질도 풍부한 이 매미를 타코로 만든다는 한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토바이아스 파도바노 / 꼬치나 온 마켓 요리사]
"끓이고 말린 매미입니다. 손님들이 목에 걸리는 걸 싫어해서 이렇게 날개를 떼줘야 해요.
[토바이아스 파도바노 / 꼬치나 온 마켓 요리사]
"양파를 먼저 넣고, 마늘을 조금 넣고요. 이제 매미들을 넣어요. 소금도 뿌리고, 라임도 넣어줍니다."
토르티야 위에, 아보카도를 바르고 볶은 매미를 얹고, 특제 소스와 무를 더하면 완성.
"이게 바로 매미를 넣은 타코인데요, 맛이 어떨지 제가 직접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바삭바삭한 식감이 남다릅니다.
"생각보다 고소하고, 새우 비슷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미 식품의약국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먹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토바이아스 파도바노 / 꼬치나 온 마켓 요리사]
"17년마다 나타나는 매미잖아요. 단백질도 풍부하고, 몸에 좋은 미네랄과 비타민도 있어요."
매미 타코를 먹고 거리를 나서자마자 매미떼를 만납니다.
"조금만 돌아다녀도 이렇게 매미가 몸에 달라붙기도 합니다. 떼줘요, 떼줘 떼줘 떼줘. 헉."
주민들도 매미와의 조우 순간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딘 / 버지니아 주민]
"타이어에도 붙어있고, 운전을 하면 차로 달려들어요.
'웅' 날아들어서 '쾅' 부딪히는데 보세요. 저기도 한 마리 있네요. 제 머리에도 옷에도 앉아요."
[수잔 / 버지니아 주민]
"(세상에나.) 그래요. 제 마당에 나무가 많은데요. 매미로 정말 시끄러워요."
매미들은 보통 수명이 1달 정도라 다음달 말쯤 미 동부지역에서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