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허술한 가림막, 뒤로는 중장비…예고된 인재
[뉴스리뷰]
[앵커]
이번 사고 역시 예고된 인재였습니다.
공사 계획도 주먹구구식이었고, 안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버스 정류장만 옮겼어도 대규모 참사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속도를 줄이며 잠시 멈춰 선 버스 위로 건물이 무너집니다.
버스 정류장을 그냥 지나간 바로 옆 버스는 찰나의 차이로 참변을 면했습니다.
정류장만 옮겼더라도 참사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양쪽 인도만 막았다는 거죠?) 네. 그렇게 그분들이 말씀을… (도로는 막지는 않았고요?)네, 네."
왼쪽은 2년 전 서울 잠원동 외벽 붕괴 사건 당시 모습입니다.
날짜와 장소만 다를 뿐, 이번 광주 참사와 비교하면 건물이 무너진 형태가 거의 판박이입니다.
쏟아지는 건물 잔해에 이번에도 얇은 쇠 파이프와 천으로 만든 조잡한 가림막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무너져내린 건물 뒤로는 흙으로 쌓아 올린 언덕입니다.
이 언덕으로 중장비가 오가며 건물은 넘어진 도로 쪽으로 힘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간층을 먼저 건든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위에서부터 철거가 이뤄져야 하는 건 상식 중 상식입니다.
"우리나라에 해체지침서도 있는데 그 기본적인 원칙조차도 따르지 않은 사고였던 것 같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부부터 건드려서 건물 전체가 넘어간 걸로 판단됩니다."
철거를 하던 작업자들은 붕괴 직전 사고를 예감했습니다.
현장을 뜨기 전 신고 한 번만 했더라면, 도로만 막았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참사입니다.
철거 계획부터 관리 감독, 마지막 순간 대처까지, 그야말로 예고된 인재였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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