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오거돈 구형 연기…피해자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앵커]
시장 재직 시절,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결심공판이 연기됐습니다.
검찰이 재판부에 형량을 얼마나 요청할지 관심이 쏠렸는데, 오 전 시장 측이 돌연 양형 조사를 신청하면서 구형이 미뤄졌습니다.
보도에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두 번째 재판에도 모자를 쓴 채 법원에 나타났습니다.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짧은 말만 남긴 그는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피해자와 피의자 측, 그리고 검찰과 법원은 재판을 두 번 만에 끝내기로 합의해, 검찰이 재판부에 선고 형량을 요청하는 '결심공판'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비공개 재판이었지만, 법원이 피해자 최후진술부터 검찰의 구형까지 일반인이 방청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방청객이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구형은 돌연 연기됐습니다.
오 전 시장 측에서 피고인 사정을 세심히 살펴 형량 산정에 반영하는 양형 조사를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1년 넘게 피해자가 기다렸기 때문에 동의해서 했는데 연기가 또 되니까 너무 당황스럽고…(연기 사유는?) 양형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재판에 앞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피해자 측이 결심공판에서 최후 진술할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이 사건이 없었다면,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다 보면 그냥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숨 쉬는 게 민폐라는 생각도 듭니다."
피해자 측은 오 전 시장이 합의를 시도한 사실도 공개하고 "합의할 생각은 앞으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심 공판은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며, 이때 검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해 구형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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