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폭행’ 블랙박스 영상 보고 머리 감싼 경찰

2021-06-03 4



'못본 것으로 하겠다' 서초경찰서 수사관이 이런 말을 하고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 역시 수사 대상이죠.

해당 수사관이 폭행 영상을 본 뒤 고민에 빠진 모습이 경찰서 CCTV 속에 담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어서 박건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택시기사가 피해자 조사를 받은 지난해 11월 9일.

경찰 출석을 앞둔 오전 8시 무렵,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요청으로 택시기사와의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택시기사(오늘 새벽)]
"(이용구 전 차관이) '뒤에서 기사님이 와서 문 열고 깨우는 과정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하면 안 돼요?' 그래서 내가 '이 사람 큰일 낼 사람이네. 왜 거짓말을 시키려고 그래.'"

택시기사는 이 전 차관의 요구와 달리 "운전석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진술했지만, 이틀 전 파출소에서 "운행 중 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부분은 "정차 중이었다"고 번복했습니다.

'운행 중'이 '정차 중'으로 바뀌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이 아닌 단순 폭행죄 적용이 가능해진 겁니다.

두 사람은 사건이 종결된 뒤에도 통화했습니다.

[택시기사(지난 1월)]
"(전화가 와서) 기사님, 고맙습니다. 제가 사실 변호사입니다. 사건 내사종결 되고 그래서 고맙다는 말로 알았죠."

경찰은 진술을 사실과 다르게 해달라는 요구는 증거인멸의 정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입니다.

경찰은 지난 1월,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형사팀 내부 CCTV도 살피고 있습니다.

택시기사가 영상을 보여주자 담당 수사관이 머리를 감싸며 고민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퇴근하는 모습이 담긴 걸로 전해집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change@donga.com

영상편집 :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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