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 이른바 배드 파더와 배드 마더는 운전면허가 정지되거나 출국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조치를 받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현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8살과 12살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김모 씨.
이혼 후 6년 동안 받지 못한 양육비가 3000만 원이 넘습니다.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한 전 남편을 찾는건 오롯이 김 씨의 몫.
전 남편의 직장에 전화를 해보고 찾아가 무작정 기다리기도 합니다.
[김모 씨 전화 통화 녹음]
"이쪽(직장)으로 전화하지 마시고요." "피하지 말고, 전화하지 않으면 저희도 직장으로 쳐들어갈거예요."
지난 2016년 이혼한 뒤 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모 씨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모 씨 / 양육자]
"주소가 본가로 전입신고가 돼 있는 상탠데 본가에서 거주하지 않는다"
양육비는 법적으로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매달 지급하게 돼 있지만, 한 번도 못 받은 가정이 73%에 달합니다.
[이모 씨 / 양육자]
"같이 사시는 내연녀 분에겐 비싼거 사다주고 생일에 뭐 챙겨주고. 우리 애 생일엔 문자 한 통 없고 장난감 하나 사준 적 없는"
한부모 가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달부터는 운전면허 정지 7월부터는 출국 금지, 명단 공개, 형사처벌이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이 모든 조치가 재판을 통해 유치장에 가두는 '감치 판결'이 나온 뒤에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나마도 위장전입으로 거주지를 속이고 잠적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강민서 / 양해모 대표]
"기간이 너무 오래걸리는거죠. 양육비 미지급된 금액은 있는데 왜 이런 절차를 해야되는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부가 양육비를 선지급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김모 씨 / 양육자]
"엄청 외로웠고, 양육비이행관리원 전화했었는데 거기선 기다려봐라…애들 장래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금액인 거고."
채널A뉴스 이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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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연수 강승희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