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 외교를 정리한 사진집을 냈는데, 세 차례나 열렸던 남북정상회담 장면은 쏙 빠졌습니다.
남북미 정상이 함께 했던 판문점 회동 사진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빼버렸는데, 남측이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김도원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이 발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 외교 화보입니다.
3백 페이지에 걸쳐 2018년부터 2019년 6월까지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과 정상회담 사진을 실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 결렬로 끝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난 장면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세 차례나 열렸던 남북정상회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남북미 정상이 함께 걸었던 판문점 회동 사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온 부분을 잘라내 버렸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뒤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사진집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전인 지난 2019년 2월에 발간한 화보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주요 장면을 60여 장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미 간 비핵화 합의가 이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잖아요. 우리 정부에 대한 강력한 유감의 표시가 이런 식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회담이 열렸다는 단순한 사실조차 없었던 일 취급하는 북한의 태도는, 역설적으로 남한에 적극적인 관계 개선 노력을 촉구하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YTN 김도원[doh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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