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서울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남성과 여성 간에 벌어졌던 폭행사건,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젠더 갈등 소재로 번졌습니다.
대법원이 남성과 여성 모두 서로를 모욕하고 쌍방 폭행이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은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수역 인근 주점 앞에 경찰차와 구급차가 도착합니다.
곧이어 한 여성이 구급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구급차로 향합니다.
이 여성은 다음날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성이 여성 혐오 발언을 하며 폭행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이 확산되면서 여성혐오 범죄를 저지른 남성들을 처벌하라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남성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36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여성혐오 범죄'인지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2018년)]
"피해 여성 그 다음에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여성들이 분노하게끔 하는 요인들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잘 살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경찰의 결론은 젠더 갈등이 아닌 쌍방 폭행이었습니다.
1심과 2심 재판에선 여성에게 벌금 200만 원, 남성에게 벌금 100만 원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여성의 모욕적인 말과 행동으로 사건이 시작돼 비난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고, 남성에겐 "여성의 상해 정도에 비춰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했습니다.
여성은 항소심 이후 상고를 포기했지만 남성은 여성이 먼저 폭력을 휘둘러 방어한 거라며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오늘 상고를 기각하고 2심 벌금형을 확정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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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