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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증품, 명작에 담긴 사연 / YTN

2021-05-01 7

"30대 이건희-홍라희 부부의 1호 수집품"
국내 13점 고려 불화 가운데 유일한 천수관음보살
힘찬 황소의 기운 느껴지는 이중섭 대표작
국립현대미술관, 처음 모네 작품 확보


고 이건희 회장은 예술품에 투자할 때, 좋다는 판단이 서면 값을 따지지 않고 수집했다고 하죠.

그렇게 보유하게 된 명작들을 이번에 국가에 기증했는데요.

어떤 사연을 지닌 작품들인지 이승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국보인 인왕제색도는 그야말로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그림입니다.

76세 정선이 비 온 뒤 안개가 낀 인왕산 일대 풍경을 그린 진경산수화의 대표작입니다.

특히 1970년대 이건희 홍라희 부부의 1호 컬렉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태호 / 명지대 교수·미술사학자 : 아마 한국 미술을 통틀어서 한점 내세우자 그러면 인왕제색도를 내세우고 싶네요. (서예가) 손재형 씨가 가지고 있었죠. 가지고 있다가 삼성으로 넘어간 거죠.]

천 개의 손과 눈으로 중생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천수관음보살, 이 그림을 이번 기증품 가운데 압권으로 꼽는 사람도 많습니다.

국내에 13점밖에 없는 고려 불화 가운데 유일한 천수관음보살도입니다.

이번 기증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중섭 대표작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중섭이 헤어진 가족과 곧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었던 시기에 그린 황소, 힘찬 기운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처음으로 모네 작품도 확보하게 됐습니다.

작가가 백내장으로 시력을 점차 잃게 된 시기 작품입니다.

모네의 또 다른 수련 그림은 2008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4천만 파운드, 당시 우리 돈 600억 원에 낙찰된 적 있습니다.

이번 기증으로 대구미술관은 첫 이쾌대 그림을, 박수근미술관은 경매에도 잘 나오지 않는 '아기 업은 소녀' 유화를 확보하는 등 지역 미술관도 가뭄에 단비 같은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정준모 /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 컨서베이터(보존전문가), 관장도 없는 미술관이 있거든요. 앞으로 기증 문화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가 또 지방자치단체의 미술관들이 나름대로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과 체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겠다….]

고 이건희 회장이 아낀 백자와 로댕과 자코메티, 마크 로스코,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서양 현대 작품은 리움미술관에서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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