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번호 외부에 알려도 될까 갈수록 불안해지죠.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현직 경찰이 신고자의 번호를 부적절하게 이용했습니다.
지나가다 생각났다며 연락했다고 합니다.
서채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에서 홀로 사는 여성이 낯선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받은 건 지난 19일 오후.
알고봤더니 자신의 집에 찾아왔던 현직 경찰관의 전화번호였습니다.
사흘 전 새벽 누군가 현관문을 강제로 여는 소리에 112에 신고했는데,
사건 처리를 위해 방문했던 경찰관이었던 겁니다.
당시 여성이 음료수를 건넸는데,
잘 마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연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뒤 여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하고는
SNS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신고 여성]
"답을 안 하니까 두 시간인가 지나서 카톡으로 또 '밥 드시면서 하세요' 이렇게 오는 거예요."
다음날에는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신고 여성]
"옆에서 '네 번호 저장도 안 했다' 하면서 떠드는 소리 들리고 웃는 소리 들리고. 지나가다 생각나서 연락해봤다느니…."
여성은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경찰관이 사적으로 연락해온 게 황당하기만 합니다.
집주소는 물론 혼자 사는 걸 알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도 큽니다.
[신고 여성]
"혼자 사는 남자거나 엄마 아빠랑 같이 살았으면 개인적으로 연락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고. 왜 이렇게 연락을 하시는 거지?"
여성은 국민신문고와 수서경찰서에 민원을 접수했고,
경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적법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는 해당 경찰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취재: 이 철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