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학살 발뺌에 막말·협박…비상사태 연장 시사
[앵커]
미얀마 군사정권의 태도가 점입가경입니다.
대량 학살 의혹을 부인하며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단 몇시간 만에 500명은 죽었을 것이라는 막말을 했습니다.
또 비상사태 기간 연장도 시사해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방콕에서 김남권 특파원입니다.
[기자]
유혈진압을 멈추지 않고 있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강경 입장을 고수하며 연일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군정 대변인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자동화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대량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우리가 만약 자동 소총을 사용해 시위대를 쐈다면 몇 시간도 안 돼 500명은 죽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기자회견 당일에도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수십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매체는 군경이 시위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중화기를 사용했고, 폭발하는 탄환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툰 대변인은 "군부 행동은 쿠데타가 아니"라고 억지 주장하는가 하면 "시위대가 고의로 어린이들을 최전선에 세워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며 학살 책임을 부인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군정은 비상사태 기간 연장도 시사했습니다.
"비상사태는 2년 안에 끝나야 합니다. 총선 역시 2년 이내에 치러져야 합니다. 우리는 선거가 끝난 뒤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에게 정권을 이양할 것입니다."
비상사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최소한 6개월 이상 더 늘리겠다는 건데, 군부가 차기 선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선거 제도나 헌법을 고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됩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군부와 소유 기업에 대한 제재, 무기금수 조치 등을 담은 결의안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미얀마 군부를 감싸온 점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제재 조치가 시행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얀마 군정 역시 유엔 특사의 입국을 거부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방콕에서 연합뉴스 김남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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