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를 끔찍하게 살해한 김태현이 오늘 언론사 카메라 앞에 서서 사죄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전해드릴 치밀한 범죄 정황을 보면 그의 사과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먼저 김태현의 오늘 모습부터 김승희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세 모녀 살해범 김태현이 경찰서 밖으로 나옵니다.
[김태현 / 세 모녀 살해범]
(유가족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습니까?) "잠깐만, 팔 좀 놔주시겠어요?"
곧바로 경찰서 입구 앞에서 무릎을 꿇는 김태현.
[김태현 / 세 모녀 살해범]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 많이 듭니다. 진짜.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다고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모든 분들께 정말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죄송합니다."
피해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김태현을 사형시키라고 외칩니다.
[현장음]
"김태현을 사형하라! 김태현을 사형하라!”
고개를 숙이고 쏟아지는 질문에 같은 말만 반복합니다.
[김태현 / 세 모녀 살해범]
"(왜 죽였나요?) 죄송합니다. (피해여성분 스토킹한 혐의 인정하시나요?) 죄송합니다."
기자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냐고 묻자 잠시도 주저않고 마스크를 벗습니다.
수염으로 뒤덮인 김태현의 얼굴이 처음 모습을 드러냅니다.
김태현은 정면의 카메라를 응시하며 시선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앞서 경찰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들어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된다고 김태현에게 안내했지만, 김태현이 본인의 의사로 마스크를 벗은 것입니다.
[김태현 / 세 모녀 살해범]
"(범행한 다음에 3일 동안 뭐 하셨어요?) 죄송합니다. (하고 싶은 말 더 없으신가요?) …."
김태현의 모습을 관찰한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말과 태도 사이의 불일치에 주목했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말로는 죄송하다고 하지만 태도와 말이 일관성이 없잖아요. 연기하는 느낌? 시연을 머릿속으로 여러 번 해본 것 같아요."
사과의 말을 사전에 가다듬고 마음속에서 연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sooni@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