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반발에도…국민연금, 한도 인상 결론 못내
[앵커]
한국 증시의 가장 큰 손은 800조원대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입니다.
이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한도가 차는 바람에 계속 주식을 순매도 중인데요.
정부가 동학개미들의 반발을 고려해 이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소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연금기금은 최근 들어 '동학개미'들의 원성을 사왔습니다.
올해만 국내 주식 16조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를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국내 주식비중이 지난해 목표였던 17.3%를 웃도는 21.2%에 달한 국민연금으로선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연기금의 순매도가 이어지자 국내 주식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동학개미들의 요구가 거세졌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자산별 목표비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도를 3.5%포인트로 늘리는 안건을 마련, 26일 논의를 했지만, 일부 이견으로 결론을 보류했습니다.
다음달 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16.8%인 올해 주식 목표 비중은 실제로 20.3%까지 허용됩니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동학개미의 반발을 고려한 이 방침이 증시를 상승세로 돌려놓기란 쉽지 않습니다.
1년여간 이어진 상승세에 국내외 금리 상승 등 불안요인이 많아 외국인들의 '팔자'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금이 사줄 수 있는 조건을 만들면 한편으로는 외국인이 더 팔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자산의 안정적 관리가 존립 이유인 기금에 적절한 결정인지 의문도 제기됩니다.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연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국민연금의 목표이고요. 특정 자산을 가진 투자자들의 요구에 의해서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 소지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손실은 곧 전국민의 노후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달 기금위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soja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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